본문 바로가기

폰코

(27)
[인터뷰] 디자인 스튜디오, 오디너리피플 작업료 대신 클라이언트와의 한 끼 식사를 제안한 (2006) 프로젝트. 대학 동기 다섯 사람이 모여 진행했던 ― 또한 이들의 첫 공식 활동이기도 했던 ― 이 프로젝트는 어느덧 십여 년 전의 일이 됐다. 그때의 다섯 사람, 강진·서정민·안세용·이재하·정인지는 여전히 ‘오디너리피플(OrdinaryPeople)’이라는 디자인스튜디오를 운영하며 ‘평범한 사람들’을 자칭하고 있다. 하지만 오디너리피플이라 ‘오디너리 리절트(ordinary results)’만 만들어왔다면, 오디너리피플이라는 이름이 국내 디자인계에서 십 년 넘게 지속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의 특색은 ‘나’들의 색채의 합이다. 만약 어느 집단이 획일화 일색이라면, 그것은 ‘나’가 부재한(혹은 인정받지 못하는) 까닭이다. 오디너리피플이라는 특색..
[폰트 이야기] 올드 스타일의 대표적인 서체, 가라몬드 올드 스타일과 가라몬드체의 기원 클로드 가라몬드(Claude Garamond) / 출처: RIT Libraries 올드 스타일(Old Style)은 글꼴의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대비가 적고 브래킷세리프(가로획과 세로획의 연결 부위가 자연스럽게 곡선으로 연결된 형태의 세리프)를 가진 형태를 말한다. 가라몬드체는 제작자의 이름을 붙인 최초의 활자체이다. 16세기 초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한 활자 조각가 클로드 가라몬드(Claude Garamond, 1480~1561)가 그 주인공이다. 가라몬드체는 오리지널리티 논란을 겪기도 했다. 장 자농(Jean Jannon)이라는 바로크 시대 타이포그래퍼가 실제 가라몬드체를 디자인했다는 것. 이와 관련한 내용이 로버트 브링허스트의 저서 (박재홍·김민경 역, 미진사)에도 ..
시스템의 문제인가 의식의 문제인가-타입 저작권에 대한 말과 탈 글_ 편석훈(윤디자인그룹 대표) 한글 서체는 우리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금 컴퓨터를 켜고 앉아 인터넷을 열고 문서를 작성하는 이 순간도, 책이나 휴대전화를 볼 때도, 책상 위 각 티슈와 달력, 연필꽂이에도, 버스를 타고 가다 만나는 이정표와 현란한 간판에도, 텔레비전 자막에서도, 한글 서체는 우리 일상의 필수가 된 지 오래. 그야말로 한글 서체가 쓰이지 않는 곳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꼭 거기에 쓰여야 했던 것처럼 쓰임 곳곳의 정체성을 대변하며 어울리게 담겨 있는 이유는 그만큼 서체의 종류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리라. 서체 한 벌의 제작 기간, 길게는 3년 이상 걸려 한글 서체 개발은 바탕체(명조체의 한글 이름), 돋움체(고딕체의 한글 이름)를 근간으로 시작됐다. 이후 윤디자인그룹 등 여러..
[인터뷰] 이상현 캘리그래피 작가를 만나다 캘리그래피는 서예에 뿌리를 두고 순수 미술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그 순수성을 찾아가기 위해 열네 번째 개인전을 연 이상현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의 캘리그라퍼 인생 20주년을 기념한다. 이번에 발표한 신작들은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한 키워드를 작품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상현 캘리그래피 작가 작가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캘리그래피 작가 이상현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전통 서예를 전공하여 대학, 대학원에서 서예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전통 서예를 발전시키기 위해 1999년부터 캘리그래피라는 이름으로 대중예술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글에 표정을 만들고 감성이라는 옷을 입히기 위해 '붓을 잡은 연기자' 그리고 '한국 캘리그래피 문화의 1세대 또는 개척자'..
[폰트 이야기] 화려함과 우아함의 극치, 코시바 화려함과 우아함의 극치, '코시바(Corsiva)'. 이 글자의 아름다움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이것을 디자인한 패트리샤 사운더스(Patricia Saunders)는 르네상스 시절의 이탈리아 서체들을 보며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한다. 1995년, 모노타입에서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코시바에 대해 알아보자. '에어리얼(Arial)'을 디자인한 후 가장 실력 있는 타이포그래퍼로 이름을 떨치고 있던 모노타입 소속 디자이너 패트리샤 사운더스는 회사로부터 격식 있는 느낌의 타입페이스를 디자인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는 고대 이탈리안들의 필기체, 그중에서도 특히, 르네상스 시절 이탈리아 교황의 서기였던 루도비코 빈센티노 델리 아리기(Ludovico Vicentino degli Arrigh..
‘세상에 스며든 계절, 계절이 스며든 폰트’ 살랑하늬 4종 출시 한없이 계속될 것 같은 무더위도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는 또 다시 다른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바람도 살랑이고 마음도 살랑이는 이 가을, 윤디자인그룹은 가을이 스며든 데코폰트 ‘살랑하늬’ 4종을 출시합니다. 살랑하늬는 무더위에 모난 마음이 동그래지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이에 나부끼는 나뭇잎, 그렇게 다가온 가을이라는 계절을 표현했습니다. 이같이 스타일이 서로 다른 4종의 폰트를 혼용하여 사용하면서 강조 효과를 줄 수 있도록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 문장에서도 단어마다 다른 스타일을 적용한다면 살랑하늬만의 매력이 더욱 돋보여집니다. 살랑하늬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보면, 너비가 좁은 글꼴로 글줄 흐름이 상단에 위치해있으며, 곁줄기 획 굵기가 가늘고 짧은..
‘캘리그래피, 서체가 되다’ Yoon 공병각 Wild & Soft체 출시 지금 캘리그래피라는 분야는 이미 적당히 포화상태이다. 붓을 가지고 쓰는 글씨가 아닌 누구나 책상 서랍을 열면 또로록 굴러 떨어질 것만 같은 쉬운 도구. '이단', '정통적이지 못하다'. 캘리그래피를 시작할 당시 나란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랬다. 하지만 캘리그래피란 '아름답게 쓰다'라는 것. 그래픽 디자이너로 누구보다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에 목말랐기에, 이런 장점을 적절히 이용하면 디자인계 캘리그래피라는 분야에 이름 석 자를 남길 수 있겠다는 어리석은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게 디자이너 공병각으로 접근한 캘리그래피는 디자인에 사용될 수 있는 캘리그래피였다. 그리고 이것이 폰트가 된다. 캘리그래피로 표현하고 또한 그것을 폰트를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름다운 가독성이다. 누가 보아도 ..
'머리정체2 Variable'의 정체를 밝히다 여전히 변함없는 ‘머리정체2’입니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머리정체2’이기도 하죠. 우리가 만든 폰트는 당신의 손에서 다시 만들어질 것입니다. 변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다시 반할 수 있게. 윤디자인그룹에서 이번에 출시한 ‘머리정체2 Variable’은 깔끔하고 무게 있는 고딕과 레트로한 느낌의 인라인,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세리프까지 세 가지 스타일로 변형 가능합니다. 얼만큼의 값을 주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죠. 변할 수 있게 만들어, 누구나 반할 수 있게 만드는 머리정체2 Variable은 당신의 손에서 피어납니다. 배리어블 폰트(Variable Font, 가변글꼴)란 글자의 굵기, 인라인과 세리프를 사용자가 직접 변형하여 쓸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인 글꼴입니다. 어도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