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면을 깨우는 에피그램 10선 with 윤명조700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이 얼마나 나른한 풍경인가.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머나먼 하늘과, 그 아래에서 피둥피둥 몸집이 불어 더는 달리지도 못하게 된 말이라니.굳이 말들이 아니라도, 이른바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람도 가을에는 살찐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사회인들의 내면에 스멀스멀 생겨나는 초조함. 연초에 계획했던 많은 일, 그러나 시작도 못했거나 흐지부지된 많은 일, 취업•승진•결혼에 대한 압박, 내 집 마련도 네 집 마련도 만만찮은 경제 사정 등등. 이 초조함들이 바로 칼로리다. 그걸 먹고 마음은 둔해진다. 마음이 둔해지면 몸도 굼뜬다. 그렇게 오래전 마음먹었던 근사한 상상들을, 꿈들을 잊은 채로 하루하루 버텨내는 데 모든 체력과 감정을 소모한다.하늘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아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