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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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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니는 부고장에 제격”이라고? 디자이너 15인의 남다른 어록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살아 있을 때는 어록(quotes)을 남긴다. 직접 만나 대화해보지 않아도, 그 사람의 어록을 통해 대강의 성격과 취향 정도는 예측해볼 수 있다. 유명인들의 어록이 대중에게 인기 있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대면할 수는 없을지라도, 세간에 퍼져 있는 어록으로나마 그 사람을 더 알고 싶은 욕구 말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생각(견해)이 청각화된 것이 ‘말’이며, 시각화된 것의 한 종류가 ‘디자인’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명성 자자한 열다섯 명의 디자이너 선생님들은 어떤 어록을 남겼나, 하는 궁금증은 곧 그들의 디자인 철학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기도 하다. 그 호기심 보따리를 여기 폰코스토리에 풀어보았다. 디자인..
내면을 깨우는 에피그램 10선 with 윤명조700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이 얼마나 나른한 풍경인가.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머나먼 하늘과, 그 아래에서 피둥피둥 몸집이 불어 더는 달리지도 못하게 된 말이라니.굳이 말들이 아니라도, 이른바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람도 가을에는 살찐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사회인들의 내면에 스멀스멀 생겨나는 초조함. 연초에 계획했던 많은 일, 그러나 시작도 못했거나 흐지부지된 많은 일, 취업•승진•결혼에 대한 압박, 내 집 마련도 네 집 마련도 만만찮은 경제 사정 등등. 이 초조함들이 바로 칼로리다. 그걸 먹고 마음은 둔해진다. 마음이 둔해지면 몸도 굼뜬다. 그렇게 오래전 마음먹었던 근사한 상상들을, 꿈들을 잊은 채로 하루하루 버텨내는 데 모든 체력과 감정을 소모한다.하늘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높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