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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명문 모음


그래픽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長岡賢明, Kenmei Nagaoka)에게는 으레 또 하나의 직함이 하나 더 붙는다. 이른바 ‘디자인 활동가’. 곱씹을수록 모호한 명칭이다. 디자인으로 활동한다? 디자인을 활동하게 한다? 디자인에 대한 활동을 한다? 디자인을 통해 활동한다? 이런저런 해석을 이래저래 해보아도 추상적이기만 하다. 좌우간 ‘활동’이라는 개념에 치중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더 복잡해지면 곤란해지니까, 우선 이렇게 결론짓기로 한다. 나가오카 겐메이라는 사람은 무척 활.동.적.인 디자이너, 라고.


그의 활동가적 면모는 이력을 통해 쉽게 알아챌 수 있다. 1965년생인 그는 스물다섯 살이었던 1990년 일본디자인센터에 입사하여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하라 켄야(はらけんや, Kenya Hara)의 하라디자인연구소 설립에도 참여했다. 1997년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스튜디오 드로잉&매뉴얼(Drawing&Manual)을 세운 뒤, 2000년에 도쿄 세타가야를 기점으로 생활용품 상점인 디&디파트먼트(D&Department)를 시작한다.


‘롱 라이프 디자인 숍’을 표방하는 이 매장 운영과 더불어 1960년대의 단종 상품들을 재현하는 60비전(60Vision) 프로젝트도 병행 중이다. 이 밖에도 여행 전문지 ‘디 디자인 트래블(d design ravel)’을 발간하고 있으며, 도도부현(都道府県, 일본의 광역자치단체 都 1곳, 道 1곳, 府 2곳, 県 43곳 등 총 47곳을 통칭하는 용어)을 테마로 한 d47박물관 관장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바쁜 사람인 만큼, 디자이너의 사회성이랄까 생활 자세 같은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다.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디자인 하지 않는 디자이너’, ‘디자이너 함께하며 걷다’ 같은 에세이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가운데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는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모두를 위한 쓴소리와 응원으로 채워진 책이다.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루키 디자이너들에게는 단단한 각오를, 경력자들에게는 초심을 복기하도록 해주리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골라봤다. 나가오카 켄메이가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