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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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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타이포그래피 서울’ 인터뷰 열전 10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대화다. 이쪽에서 말을 걸면, 저쪽에서 응답을 해온다. 저쪽이 질문을 해오면, 이쪽에서 대답한다. 말하고, 듣고, 같이 웃는다. 오늘의 이 대화를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기록하는 쪽이 인터뷰어가 될 것이지만, 굳이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 나눌 필요 있을까? 대화를 하고, 서로(inter-)가 서로를 기억한다. ‘inter-view’란 그런 게 아닐까. 윤디자인연구소가 운영하는 웹진 타이포그래피 서울(www.typographyseoul.co.kr)은 그동안 ‘인터뷰’라는 형식을 빌어 많은 디자이너들과 만났다. 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들은 그들과의 대화를 기억하기 위한 갈무리라고 할 수 있겠다. 꼼꼼한 독자들은 책을 읽다 좋은 문구를 발견하면 밑줄을 긋거나 그 장을 살짝 접어 표시를 해두곤..
<뉴욕, 아이 러브 유>로 알아보는 뉴욕 택시 디자인 변천사 이름 모를 거리를 가득 메운 차량 행렬. 그중 유독 노란색 택시가 많다면 십중팔구 그곳은 뉴욕 맨해튼이다. 맨해튼에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들을 옴니버스로 구성한 영화 의 시작은 하나의 택시에 동시에 올라탄 두 남자의 조우로 시작된다.(맨해튼의 도로는 대부분 일방통행이어서 서울과 달리 택시를 타고 내릴 때 양쪽 문 모두를 사용한다. 그래서 가끔 동시에 탑승하는 경우가 생긴다.) 토박이 뉴요커인 두 사람은 택시 운전사에게 서로가 잘 아는 지름길로 가기를 고집하다가 결국 승차 거부를 당한다. ▲ 뉴욕의 거리를 뒤덮은 노란 택시의 물결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히 요약되지 않는다. 12개의 에피소드를 11명의 감독이 27명(주연급만)의 유명 배우들과 촬영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유대정교 남자를 위해 삭발을 하는 나탈..
디자인과 사회, 사회와 디자인 ‘현실적’ 디자이너를 위한 추천 도서 세 권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고,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는 곳은 현실이다. 따라서 현실의 디자이너가 하는 디자인은 ‘현실적’인 것이다. 현실적 문제들과 현실적 보상과 현실적 결과물로 이루어진 작업이 우리의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창의력(creativity)이나 영감(inspiration)과 같은 내적 요소들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관련 법과 제도 등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편이 유리할 것이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 현업 종사자인 디자이너 모두가 한 번쯤 읽어보면 어떨까 싶은 책 세 권을 모아봤다. 디자인과 사회, 사회와 디자인이라는 관계 맺기에 대해 좀 더 폭넓은 이해와 사고력을 함양시켜보는 차원에서 말이다. • 저자: 나이젤 화이틀리 • 옮김: 김상규 • 출판사: 홍디자인 •..
에세이처럼 쉽게 읽히는 타이포그래피 서적 5권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실무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에게 ‘폰트’와 ‘타이포그래피’라는 용어는 공기처럼 익숙하다. 또한, 작업물의 완성도와 생명력을 위해 반드시 호흡해야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공기는 도처에 있다. 책상 한 구석에 잔뜩 쌓여 있는 캔디의 포장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지나친 수많은 간판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용기의 홀더, 어제 저녁 서점에 들러 구입한 패션 잡지, …. 의식하든 안 하든 우리는 디자인의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그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누군가에게는 보이고 어떤 이에게는 간과될 따름이다. 음악에 비유하자면 폰트와 타이포그래피란 베이스 같은 개념이 아닐까 싶다. 음악가 스팅은 “베이스야말로 화음의 기본이요, 오선지의 근간을 이루는 악기”라고 말했..
“보도니는 부고장에 제격”이라고? 디자이너 15인의 남다른 어록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살아 있을 때는 어록(quotes)을 남긴다. 직접 만나 대화해보지 않아도, 그 사람의 어록을 통해 대강의 성격과 취향 정도는 예측해볼 수 있다. 유명인들의 어록이 대중에게 인기 있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대면할 수는 없을지라도, 세간에 퍼져 있는 어록으로나마 그 사람을 더 알고 싶은 욕구 말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생각(견해)이 청각화된 것이 ‘말’이며, 시각화된 것의 한 종류가 ‘디자인’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명성 자자한 열다섯 명의 디자이너 선생님들은 어떤 어록을 남겼나, 하는 궁금증은 곧 그들의 디자인 철학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이기도 하다. 그 호기심 보따리를 여기 폰코스토리에 풀어보았다. 디자인..
'아메리칸 사이코' 나를 미치게 하는 명함 디자인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는 1980년대 경제 호황을 맞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고 일컬어지는 월스트리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나와 잘나가는 비즈니스맨이 된 27세의 패트릭 베이트만. 그는 친구들이나 사업 동료들과 함께 예약하기도 어려운 고급 식당과 회원제 클럽을 옮겨 다니며 시답잖은 이야기를 늘어놓을 뿐이다. 그러나 사실 이 한가한 여피족 젊은이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금발의 미녀들과 데이트를 즐긴 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그녀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이코패스라는 비밀 말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자기 관리와 자기애로 똘똘 뭉친 이 살인마는 점차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살인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게 된다. 그 대표적인 계기가 바로 ''명함''이다. 명함 따위가 ..
일곱 디자이너들의 7인7색 TED 명강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 우리가 강연(lecture)이라 부르는 형태의 이야기란 그런 것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란 무엇인가. 이 세계를 바라보는 개인의 시선을 통해 형성된 단독의 콘텐츠다. 창작자들의 경우 필연적으로 ‘관찰자’로서 살아가기 마련인데, 우리가 그런 창작자들의 강연을 듣는 이유는 그들의 남다른 관찰력을 배워보고자 함이 아닐까. 사람과 사물을 주시하고 응시하는 ‘보는 힘’ 말이다. 칩 키드, 데이빗 카슨, 마리안 반티예스, 매튜 카터, 밀턴 글레이저, 폴라 셰어,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으로 이름난 이 일곱 명의 디자이너들은 각기 어떤 필터―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보는 힘’은 어떻게 작업에 적용되고 있을까. 칠인 칠색, 개성 뚜렷한 TED 강연을..
영화 '돈 세이 워드' 속 뉴욕 지하철 노선도 들여다보기 1991년 뉴욕의 한 은행이 강도들에게 습격을 당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현금이 아닌 붉은 다이아몬드 한 알. 강도들은 목적을 달성한다. 하지만 일당 중 한 명이 다이아몬드를 몰래 빼돌리면서 두목은 배신에 치를 떤다. ▲ 위: 은행털이 일당은 현금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붉은 다이아몬드에만 집착한다. ▲ 아래: 네이선 박사는 10여 년간 정신병원을 드나든 엘리자벳을 마주하고, 그녀가 정상임을 알아챈다. 이어지는 장면은 10년 후인 2001년 뉴욕 어퍼웨스트의 한 정신과 의사 상담실. 마지막 상담을 끝내고 가족과 추수감사절을 보낼 생각으로 즐겁게 퇴근하는 네이선 콘라드 박사. 그런 그에게 시립정신병원 상담의인 친구 루이스로부터 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18세의 중증 신경정신증 소녀 엘리자벳과의 면담 요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