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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영상으로 확인하는 우리 곁의 ‘활판인쇄(Letterpress)’


1.
얼마 전 2주에 걸쳐 방영한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특집은 1990년대 인기 가수들을 소환한 특별 무대로 꾸며졌다. 한때 각종 미디어 채널을 장식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그들이다. 시간의 흐름과 트렌드 변화 속에서, 그들은 후배들에게 영광을 전승하고 늠름하게 무대를 내려왔더랬다. 그런 옛 스타들이 다시금 과거의 무대를 재현한다는 콘셉트. 화양연화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지금, 그때 풋풋했던 스타들은 중년의 생활인이 되어 있다. 과연 전성기만큼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1990년대에 청춘기를 보낸 많은 팬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인티스 아이콘(90’s icons)들은 한창 때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무대를 선보였다. 철 지난 그들의 왕년 히트곡들이 음원 차트 순위에 오르고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진풍경을 연출해냈다. 그야말로 백 투 더 나인티스. 그들은 보이지 않게, 저마다의 삶의 영역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춤과 노래와 감성을 간직하고 있었음을, 대중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잊혔다고 해서 소멸한 것은 아니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그들은 살아내고 있었다.


2.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활판공방’이라는 곳이 있다. 국내 마지막 남은 활판인쇄소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활판인쇄 시대의 방식 그대로 꾸준히 책을 완성해내고 있다. 손으로 책장을 넘기는 종이책 애호가들 못지않게 디스플레이 화면을 ‘터치’하는 전자책 독서가들도 많아진 세상이다. 그 와중에 ‘단 하나의 활판인쇄소’는 여전히 가동 중인 것이다. 활판인쇄기가 작동되는 나라는 이곳뿐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타이포그래피 분야 유명인사 에릭 슈피커만은 ‘P98a’라는 활판인쇄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7년 ‘파피에 라보(Papier Labo)’라는 이름의 활판인쇄소가 문을 열기도 했다.(사명은 불어로 ‘종이 실험실’이라는 뜻.) ‘활판인쇄’라는 용어조차 생소할 세대들이라 해도, 아마도 일상에서 한 번 이상은 활판인쇄물을 보거나 만져보았을 것이다. 활판인쇄기와, 사람의 손이 만들어낸 근사한 완성품들을 말이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활판인쇄기는 돌아가고 있다.


3.

이렇게나 잘, 활판인쇄기는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나 정성을 다하여, 누군가는 활판인쇄를 해나가고 있다.

아래 영상들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시라.



▲ 활판인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단계별 설명과 함께 알려주는 영상 / 출처: Letterpress on Vimeo



▲ 에릭 슈피커만이 세운 활판인쇄소 ‘P98a’ 들여다보기 / 출처: Letterpress Printing at P98a on Vimeo



▲ “활판인쇄는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어느 활판인쇄공을 조명한 짧은 다큐멘터리 / 출처: STUKENBORG on Vimeo



▲ 위스키 브랜드 ‘잭 다니엘’의 활판인쇄 포스터 제작 과정  / 출처: Jack Daniel’s Does Letterpress on Vimeo



▲ 레바논의 시인 칼릴 지브란이 쓴 대표시 ‘예언자’를 인쇄하다   / 출처: LetterPress - Printing Kahlil Gibran on Vimeo



▲ 활판인쇄로 코스터(coasters) 제작하기 / 출처: Letterpress Coasters on Youtube



▲ 활판인쇄와 수작업 장정으로 한 권의 책이 완성되기까지, 그 예술적 과정 / 출처: The Art of Making a Book on Youtube




타이포그래피 서울(Typography Seoul) 활판공방 특집 3부작

  ① 활자와 시와 사람의 공간 ‘활판공방’(바로가기)

  ② 타이포그래피 서울 디자이너의 활판공방 탐방기(바로가기)

  ③ 활판공방 공동 설립자 정병규 인터뷰(바로가기)